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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산 1/3
    own/일상 2026. 3. 1. 14:07

    날이 더워 소매를 걷고 도착한 곳에서
    넥워머를 코끝까지 올리는 지금까지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추석과 구정을 지나며
    어느새 봄을 코앞에 두었어요.

    2월엔 두줄이었지만
    입춘의 현실감을 끌어안은 3월에는
    맥박이 약동하는 부위에 3줄의 푸른선이 얹어지겠죠.



    25.09 - 26.02. 이것 저것


    I . 영화

    25.09 - 26.02

    6개월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영화들 6편은 이 정도인것 같습니다. 짧은 감상을 남기자면.


    소년시절의 ‘ 는 중국의 상업적인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만큼 여러 의미가 있는데, 흔한 이야기라거 생각하지만 이야기의 층위를 흥미롭게 쌓은 인상을 받았고, 한국에서 이정도의 영화만 만들어내도 다시 극장가를 부활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에서 첸니엔과 경찰관의 이런대사가 나온다

    시험이 끝나면 어른이 되겠죠. 엄마는 나이들면 좋은게 있대요. 잘 잊어 버린다고. 결국 다 잊을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하지만 어른이 되는 법은 아무도 안 가르쳐 주네요. (첸니엔)
    첸니엔 내 말 들어봐. 어른이 되는건 다이빙 같아. 생각하지 말고 눈감고 뛰어들어.하지만 강엔 모래,돌,조개도 있을거야. 하여간 그렇게 어른이 되는거야. (경찰)

    첸니엔과 베이의 로맨스를 받들고 있는것은 통과의례의 순간들이다. 첸니엔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한 순간으로 여겨진다. 시험. 베이에게는 그런 것이 딱히 없어보인다.
    입시를 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첸니엔의 입장에 공감이 갈 수 밖에 없다.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수능과 대학으로 증명하려고, 케이크의 20이라는 촛블 개수로 증명하려 했지 않았던가. 그러나 경찰의 말처럼, 어른이 되는 것은 다이빙하고 있는 상태의 지속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어린애 같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데, 일단 되어가고 있는 이른바 떨어지는 체험이랄까. 둘 중 어느것이 맞다라고 결론내지 않은 미완의 상태로 영화가 마무리 되는 것 같아
    그게 참 좋았다.

    먼 훗날 우리 는 소년시절의 너의 주동우 배우를 보고, 찾아보게 되었는데, 차마 말하지 못한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들을 후회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로맨스 영화를 보면, 자주 나도 저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에서 시작하여 주인공에 이입할때가 많은데, 특히 이별을 마주할 때, 왠지 그립다 보다는 헤어지는 순간에 대한 후회가 크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게 된다.

    I miss you.
    나도 너가 그리워.
    아니 내말은 내가 너를 놓쳤다고.

    차에서 나눈 이 대화가 머리속에 맴도는 영화였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은 결말이 너무 좋았다.
    츠네오의 사랑이 한때 정말 순수한 사랑이었음을 증명해주는 것 같아서 더욱. 그래서 정말 빛나는 순간들을 담아낸 것 아닐까.

    아무개

    굿뉴스를 좋아하기 전에 작년 4월 전주에서 아다치 마사오의 ’도주‘를 너무 좋게 보았는데, 굿뉴스에서 비슷한 이유로 너무 만족했다. 어떤 역사에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당위성을 부여하지 않는 것, 이미 일어닌 사건에 핍진성을 부여함에 있어, 상상에 모든것을 맡기는 듯한 느낌이랄까.
    마치 배우의 애드리브 연기처럼 영화를 조성한다라는 인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굿뉴스를 구성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 약간의 상상력, 그리고 만들어진 세계에 대한 믿음. 세가지 사실인데. 아무개는 이 영화의 싱상력을 당위성에서 해방시키는 투사처럼 작동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굉장히 우연적 서술의 연속이라고 믿고 싶은데, 아무개는 대중이 될수도, 특정 개인이 될 수도, 우연이 될 수도, 의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에게 아무개는 역사 그 자체라고 생각된다.


    굿뉴스와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연출에서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또한 재미있지만 , 닥스럽은 굿뉴스보단 더 대중의 의지가 미약했던 시기의 작품이기에 더욱 특정 권력층에게 전개의 책임을 양도하고 그들을 익살스럽게 표현한다는 인상이 더 강했다.

    센티멘탈 밸류는 최근에 본 영화인데, 집을 주제로 한 독백이 정말 인상적이다. 가족속의 한 개인들의 감정을 계보학적으로 따지면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리고 독자적인 혹은 한 세대의 관계에서 벗어나 몇세대에 걸쳐있을지.
    관객 입장에선 나의 성격과 가치관이 어디까지 엮여있을지, 그리고 외부인이 이걸 대본으로 연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을지. 여러 의문들이 남았다. 그 감정적 계보를 따지길 회피했을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좌절이지 않을까. 기도는 누구에게 올린다기 보다는 더 이상 말할수 없어 좌절하는 것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매그놀리아 가 아닌 PTA의 영화들을 보면 놀라우리만큼 감정적으로 관계에 몰입하게 된다. 그만큼 PTA의 영화에서는 특정 인물에게 감정적 포커싱이 되어있다는 인상을 항상 받는데, 특히 마스터나 펀치 드렁크 러브, 팬텀쓰레드 같은 영화들을 보고 나면, 가끔은 전이되는 불안감에 구역질이 올라오고,분노하고, 폭발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매그놀리아는 다루고 있는 인물이 정말 많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들과 조금 다르다.
    우스꽝스럽지만 비극적인 그런 우연들로 시작하는 영화답게.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들을 보다보면 매그놀리아(목련)이 떠오른다.

    목련후기
       -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 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시 구절을 난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정말 좋아했다면, 그렇게 깔끔하게 떨쳐낼 수 있을까.
    애타게 사랑을 갈구하던 사람이 질척거리지 않을 수 있을까. 매그놀리아에서 PTA는 사랑을 갈구했지만, 결국 우스꽝스럽고 비극적으로 떨어져버린 그런 사람들에게 렌즈를 들이대는 것 같다. 목련처럼 갈변하며, 질척이지만 그래도 아름답지 않냐고.



    II 음악

    고고학 vol.07

    먼저 고고학의 VOL.07 사실 4월, 입대도 전에 좋아하던 앨범인데, 이번 한대음 얼터너티브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어서 기분이 좋아 넣었다. 그냥 그래서 생각이 더 나는 앨범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물과 미래소년을 가장 좋게 들었다.

    Yaho

    야호는 머신을 듣기 전과 후의 느낌이 다르다.
    머신을 듣고 앨범을 다시 들으면 슬프다. 천박함과 익살, 솔직함을 가면으로 삼지만, 그 반대에 기댄 회한이 느껴지는 트랙이다.
    그녀를 떠나보내고. 다른걸 집에들이고.


    Rex Orange County 의 apricot princess는 어떻게 듣게 된 지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 목소리에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나른해지면서도 발랄한 감성을 준다랄까.
    Nothing 트랙이 가장 좋다.

    Willoughby Tucker, I’ll always love you

    에델 케인이라는 개인을 좋아할 수가 없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의 응축체라고 해야할까.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나에게 역겨움을 유발하는 특징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러나 작업물 마저 싫어할 수는 없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할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를 슬로코어와 앰비언트 사운드, 그리고 숭고함이 느껴지는 종교적인 웅장함으로 표현하는 음악을 들으며 느낀 특별한 경험을.
    잣대를 들이밀며 어느 방향으로든 더럽히고 싶지 않다.
    케인도 테일러의 팬들에 대해 언급했던 것을 보아,
    우상화의 대상으로 소비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가장 좋게 들은 곡은 Fuck me eyes 와 Nettles.

    Mac miller - balloonarism

    가장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오랫동안 맥밀러를 뽑아왔다. Circles 앨범이나 swimming 앨범은 고등학교 다닐때 독서실에서 하도 많이 들어, 아직도 아침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독서실 큐브에 들어가 커피뚜껑을 열면 나던 카피냄새가 떠오른다. 그랬던 맥밀러가 사후앨범으로 돌아왔다. 다채로운 사운드 위에 무기력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항상 안정되는 기분이다.
    최고의 노래는 Funny papers, 그리고 stones.
    그리고 어린이 정경과 이어듣는 excelsior.
    침대게 누워서 유년기를 떠올리기 최적의 조건이다.

    마지막 앨범

    Lux

    Rosalia의 LUX
    25년 AOTY . 이 앨범을 듣기 전과 후는 기준이 바뀐다.
    저예산 영화들을 보다 놀란을 보는 사람의 충격과 맞먹을 정도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녹여낸 앨범은 완성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갔을지, 가늠이 안된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실례인것 같다. 첫 트랙에서 두번째 Reliqua로 넘어갈때의 감동은 직접 들어야 한다. 음악이 숭고하다.



    그 외 노래들
    좋게 들은 노래들이 유독 많았다.
    오랜만에 다시 듣는 노래도 많았고.
    System seoul의 너
    뱃사공의 콜백, 옛이야기
    손예지의 사랑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Alessia cara의 Make it to christmas
    한로로의 자처
    Bruno major의 just the same
    이렇게는 단일곡으로 참 많이 들은 것 같다.


    III . 책

    책은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는 것 같다.
    베스트 셀러들 중
    혼모노와 치즈이야기는 재밌게 읽었지만,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와, 두사람의 인터네셔널은 취향과에맞지 않았다. 특히 두사람의 인터네셔널의 문체와는 영 맞지 않아 읽는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의외로 김초엽의 책들 그중에서도 므레모사는 재밌게 읽혔다.
    오히려 예전에 읽은 파스칼 키냐르의 사랑바다

    어딘선가 내가 살지 못한 것을 향한 그리움이 나의 심연이다. 이 문장을 다시보고, 책을 다시 읽고 있는데, 매순간 모든 상황에서 주변을 맴도는 문장이 되어버렸다.


    IV . 나머지

    WUI 티하우스 & 레스토랑

    여기 진미가지가 맛있다.
    술 한잔 시켜놓고 진미가지와 먹으면 정말 맛있다.
    다른 음식들도 가격대가 좀 있지만 특색있고 괜찮다.

    서촌 그 책방

    전역을 앞둔 누군가에게 추천 받아 갔는데, 서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청계천이 참 걷기가 좋다.

    경탁주는 상당히 달달한데 그래도 맛있다. 해창 12도보다 더욱 입맛에 맞았다.

    바이엘 슈테판 비투스
    먹어본 맥주중 최고다 7.7도의 도수지만, 바나나칩의 달콤함에 홀린듯이 계속 들어간다. 이마트에서 세일 중일때 3병에 9900원인가에 샀는데, 현재 한병에 7000원대로 팔아 그때 몇십병 쟁여둘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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